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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
 
이향례 기자   기사입력  2022/07/07 [15:01]
▲     ©전남방송

 

“여보 어딨어?” 아랫집에서 애정 어린 남편 선교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담을 타고 넘어온다. 말간 구름이 투명한 하늘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어서 가슴 설레게 바라보고 있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젯밤 잠들기 전 오순도순 재미난 얘기를 나누며 스르르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으리라. 곤한 잠 속에서도 그들은 내일의 희망을 꿈꾸며 서로를 알뜰하게 챙겼으리라.’ 그러니 누가 들어도 ‘참 다정하고 고운 부부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었다.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떠난 뒤 돌아온다는 날짜에 오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된 가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제주로 가지 않고 완도에서 실종이 된 일가족 3명이 바닷 속 차량에서 발견된 안타까운 소식과 오버랩 되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아랫집 선교사의 아내를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가 잠시나마 가슴 푸근하게 위로가 되었다.

 

한 사회는 가정의 구성원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다채로운 가정이 있겠지만 며칠 간 뉴스에서 나오는 소식이 안타까운 실종 소식이었는데 끝내 싸늘한 죽음으로 드러나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특히 10살 어린 아이까지 함께 떠난 상황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자식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내 자식이 아니라 이 사회의 한 사람으로 대했더라면 보육원에라도 맡기지 않았겠는가. 10살 어린 아이가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떠난 게 뇌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의 바람마저 무참히 파도에 휩쓸려 간 느낌이 들어 안타까움은 오래토록 가슴 저미게 했다. 

 

최근의 관심사에서 유나 가족의 비극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10살 어린 아이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고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창 부모 품에서 어리광을 부릴 나이 10살 아이의 죽음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국제아동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보통 자녀 살해 후 자살은 부부 불화, 생활고 및 채무 등 경제적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녀 살해 후 자살 건은 행위자가 사망한 경우가 많고, 자녀 살해 후 자살 시도의 경우도 아동학대로 규정하는 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신고되거나 연계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녀 살해 후 자살 건을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녀 살해 후 자살 관련 대책도 아동학대 예방대책에 명확하게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며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과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연계를 통해 위기가정을 찾아내고, 가정의 위기가 감지되었을 때 아동 살해 의도가 있는지 추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상담처럼, 실질적인 서비스 마련이 고려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어떤 가족은 서로를 위해 노력하며 아침부터 애정이 뚝뚝 떨어지게 불러대며 서로를 애타게 찾고, 누군가는 어려움 속에서 절망하며 끝내 많은 사람들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떠난 게 지식인들의 역할 부재에서 온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는 유나양 사건과 같은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통계를 정비하고 사각지대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절실해 보인다.

 

-무지개는 소나기가 지나간 뒤

화려하게 등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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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07 [15:01]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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