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은 삶의 형상으로, 우리가 살아오며 마주한 경험들의 총체로서 존재한다. 결국 하나의 소우주로서 각자의 몸은 서로 다른 빛을 내며 흘러간다. 이를 돌아보고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복잡한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여기,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줄 전시가 있다.
무등현대미술관은 서양화가 정송규의 개인전 <삶을 드로잉하다>를 3월 18일부터 4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신체를 드로잉한 작품들을 비롯하여 정송규의 드로잉 작품 57여점을 선보인다. 각 작품들은 제목을 표기하지 않았다. 대신 드로잉과 삶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긴 문구를 제시함으로써, 정해지지 않은 서사를 형성하고 있다. 이로써 관객들은 자신의 경험과 함께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정 화백은 “나는 드로잉을 통해 단순한 여인의 몸이 아닌 신비한 우주를 봐왔다”고 말한 바와 같이, 인체 탐구 활동으로서 드로잉 작품을 통해 우주의 생동감과 율동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드로잉 속 자유롭게 흐르는 선들의 흔적은 삶의 흔적으로 이어지며, 다른 빛과 색채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전시명 <삶을 드로잉하다>는 삶과 드로잉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담았다. 작가는 드로잉, 특히 인체를 묘사한 그림을 통해 삶을 투영하고 형상화하였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통해 스스로의 인생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각자의 삶을 바탕으로 그림을 대면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길 바란다.” 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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