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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시인, 캐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의자놀이'
[오현주 기자= 전남방송.com]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21/01/14 [07:50]
▲     © 전남방송


 

윤은주 시인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이다. 거창한 애국이란 따로 있겠는가. 이를테면 타국에서 우리말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 그러하다. 현지에서도 신춘문예 기회가 주어지는 일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한국인이 많지 않은 캐나다의 실정상 당선작은 잘 배출되지 않고 다만 몇 년에 한 번, 한 편의 시가 입선하는 형편이라고 전하였다. 그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것이 분명한 일임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윤은주 시인의 신춘문예 입선작인 의자놀이’는 유치원 다닐 적 기억을 토대로 인간은 죽을 때까지 의자놀이를 한다는 데에 사유를 확장해 풀어냈다.

 

뜨락, 봄의 여인은 성모유치원 꽃밭에서 뱀을 밟고 계신 성모마리아 조각상입니다. 그녀는 하늘나라로 오르셔서 예수님 곁 의자에 앉았어요.”

 

윤은주 시인이 앞으로도 시들지 않는 시 정신으로 좋은 작품을 아름답게 꽃 피우길 바라며, 캐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입선작을 싣는다.

 

 

 

                                     의자놀이

 

                                        윤은주

 

      

      우물 속 종소리 울려 퍼진다

      수녀의 치맛자락 장막처럼 일렁이고

      작은 손과 발들이 그림자로

      의자를 따라 움직인다

      종소리가 멈추자

      아이들은 제 의자를 가진다

      한 아이를 울리는 놀이

      종이 울리고 검은 치마가 펄럭이고

      놀이는 되풀이된다

      한 아이는 언제나 울고 있다

      의자놀이에 지친 아이들이

      머리카락은 하얗게 세었다

      허리는 구리줄처럼 누렇게 휘어졌고

      유치원 간판은 치매 양로원으로

      바뀐 지 오래 되었다

      뜨락의 꽃을 가꾸던 봄의 여인은

      구름 스카프를 타고

      하늘의 푸른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발아래 기인 잠에서 깬

      뱀은 또아리를 풀고

      한 여름밤의 숲속으로 사라졌다

 

 

      <윤은주 시인 프로필>

 

      효성여대 불문과 졸업(. 대구카톨릭대)

     2019년 캐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입상

      캐나다 문인협회 회원

      현. 우편공사 캐나다 포스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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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14 [07:50]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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