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복작가의 렌즈속으로 7]
아름한 아침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릿아릿 건너오는
나그네 운혜
비어낸 마음 구석
애스러라 빚은 꿈
흐드러진 향초잎
홀로여서 허공바람 드높은가
주암호 근방에 사는 후배 어머니는 이놈의 안개 때문에 아침이 성가시다고 뵐때마다 푸념을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따가운 볕 없을 때 얼른 가슬한 들녘을 조근조근 더듬고 싶어도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운무가 아무 일도 못하게 한다며 한숨 섞인 눈흘김을 맥 없는 주암호 쪽으로 보낸다.
그러나 운무는 오랜 기다림속에 만나지는 환희가 되기도 한다며 구영복 작가는 달려드는 게으른 모기떼의 습격 속에서도 셔터를 누른다.
이렇게 맘에 꼭 든 다녀감을 기록으로 남길 때 허떡개비 같은 발걸음이 달빛과 별빛을 모두 허공거울속에 비춘다.
오늘 아침 구영복 작가는 하르르 거리는 가을 눈바다에서 '주암호운무'를 온통 헤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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