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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소식] 별을 담는 시인 이원규 북콘서트 및 사진전 열려
- 16일 밤. 별처럼 빛났던 동명동 <뜨락>에서
 
이미루 기자   기사입력  2019/08/20 [09:09]
▲  뜨락의 대표  김태훈 과 이원규 시인 © 이미루 기자

 

광주 동명동의 어느 밤이 여름보다 뜨거웠고 별보다 환했다. 11년 만에 시집을 출간한 지리산 시인 이원규의 북콘서트(이하 콘서트)가 열린 문화공간 <뜨락>에는 70여명의 관객들이 자리를 빛내주었다.

  

야생화와 별을 찍는 사진작가로도 명성을 얻은 이원규시인의 사진전(16일 ~18일)을 겸해 열린 이번 콘서트는  아름다운 은하수 등 뭍 별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는 공간에서 진행되었다.  공연에 앞서 시인이 찍은 지리산과 별들의 영상이 상영되면서 마치 늦은 밤 지리산자락에서 열리는 콘서트 같이 느껴지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  임서현 낭송가의 낭송을 듣는 관객들   © 이미루 기자

  

(사)우리문화예술원 대표 김태훈의 사회로 진행된 콘서트는 임서현 낭송가의 ‘동백꽃을 줍다(이원규 시)’로 잔잔하게 문을 열었다. 이어서 별과 나무와 시를 연주하는 것 같은 조다희의 피아노 선율이 관객들의 가슴을 시의 세계로 젖어들게 하여 주었다.

 

이 시인의 부인인 신희지 작가는 시노래 ‘능소화(이원규 시)'의 한 구절인 ‘사랑이라면 이쯤은 되야지’가 뇌리에 새겨지도록 작고된 시노래를 열창해 주었다. 이어 <뜨락>의 대표 김태훈과 낭송가 안혜경은 ‘지푸라기로 다가와 섬이 된 그대(이원규 시)’를 노래와 낭송 듀엣으로 들려 주었다. 한편 연극배우 이당금은 ‘사람 이원규’라는 주제로 즉석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 행사의 분위기를 고조시켜주었다.

 

▲  시노래  능소화를 열창하는 신희지 작가  © 이미루 기자

 

한 차례의 예술무대가 지나간 뒤에 자리에 오른 이 시인은 그의 사진과 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시인은 “지난 6월 인사동에서의 빡빡했던 일정 속의 전시와는 달리 여기에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북 콘서트를 열게 되어 더욱 기쁘다. 그간 야생화와 별을 찍는 절대고독 속에서 수 많은 시 구절들이 떠올랐다. 시가 많이 써졌으나 시집으로 역어낼 시간이 부족해서 어찌하다보니 11년 만에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대신 동시에 두 권을 출간하게 되었다”라는 말로 대담의 포문을 열어주었다.

 

사진작업에 대해서는 “야생화를 찍기 위해서는 오체투지를 해야 한다. 야생화보다 더 낮아져야했고, 별을 찍기 위해서는 고개를 하늘을 향해 꺾고 있어야 했다. 사진은 바로 ‘그 시간 그 자리’라는 현장성이 중요한 작업이라 그 순간을 절대적으로 집중해야한다. 시간의 그물을 촘촘히 쳐놔야 하는 것이다. 한 작품을 얻기 위해 계절별로 약5년을 기다렸을 정도로 달과 별과 사람의 합이 맞아야 이루어질 수 있는 작업이다. 긴 기다림의 지난한 작업이라 가끔은 포기하려는 순간 얻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진을 찍다보니 야생화도 별도 사람도 모두 꽃이더라.”라는 시인다운 소회를 밝혔다.

 

▲  퍼포먼스를하는 연극인 이당금   © 이미루 기자

 

지리산학교에 대한 질문에는 “강령과 법을 다 버려버리고 직위도 없애고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한 이후 더욱 견고해지고 상호협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각자의 장점에 집중해 격려해주고 있다. 공동체는 그렇게 할 때 성공한다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현대사회집단에게 의미 있는 시사를 던졌다.

  

사회·환경운동과 야생화와 별과 시에게로 미친 듯 지내온 그에게 “다음에는 무엇에 미칠 준비가 되어 있느냐”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그는 “그간 여러 사회활동을 해오면서 인연이 있던 사람들에게 소홀했고 그들을 기억하지 못했었다. 그것이 상처가 되어 야생화를 필두로 사진작업을 시작했다. 낮은 자세에서 사람에 대한 기억을 복기했고 별을 찾아다니며 내 자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추억했다. 이제는 다시 사람을 찾아가고 싶다. 특히 노인들의 삶이 묻어있는 장소에서 그 노인들의 얼굴을 크게 찍고 싶다. 주름 하나하나에 깃든 그들의 표정에 아날로그적 삶의 궤적들이 담겨질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의 작은 소망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 시인은 ‘밤새 너무 많이 울어서/ 두 눈이 먼 사람이 있다.’ 라는 짧은 자작시 ‘부엉이’를 낭송해 주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포크그룹 '별바라기'의 공연    © 이미루 기자

 

마지막 무대는 지리산가수 고명숙과 대구에서 온 시낭송가 허강희의 걸쭉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노랫가락과 내레이션의 콜라보 공연이 있었으며, 통기타 포크그룹 ‘별바라기’는 맑고 청아한 노래들을 불러주어 환호성과 함께 콘서트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음날인 17일에는 '이원규 시인의 인문학 특강'이 있었다. 이날도 사진과 시와 인생 이야기를 듣기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객석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이시인은 “일부 문창과 출신들로 이루어진 해독 불가능한 시들이 독자들을 떠나가게 했다. 시인이 독자를 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번에 출간한 내 시집들의 언어는 일상어를 중심으로 쓰게 되었다. 쉬운 말과 글로도 시가 써지는 것이며 독자들에게 공감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들려주었다.

  

또한 “나는 사진작가가 아니다. 사진으로 시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다.”라며 결국 시와 사진은 하나라는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를 꺼내 들기도 했다.

  

▲  사진전과 영상   © 이미루 기자

 

글을 처음 쓰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쓸 때는 솔직하고 진실 되게 자기이야기를 써야한다. 쉬운 말로도 깊고 크게 쓸 수 있다. 좋은 글은 몸을 먼저 움직이게 한다. 가슴이 찡해지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눈물이 나오기도 하며, 창작의 기본은 얼마나 진폭 있고 공감 가는 내용이냐가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복기하는 글부터 쓰는 것이 좋다. 자신의 저장창고에 있는 말부터 쓰고 멋있어 보이려고 작위적으로 쓰지 말며 예술적 창작의도를 가지고 집중해야한다. 예술과 문화의 접목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뜨락>에서의 사진 전시회는 18일 까지 열렸고 이원규 시인과 광주에서의 3일간은 지리산 풍경처럼 맑고 깊고 푸르렀다. '야생화와 별과 방랑'의 시인 이원규의 다음 행보가 자못 기대되었다.

▲    뜨락  © 이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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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20 [09:09]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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